글을 쓰려다가 생각에 빠졌다.
어찌어찌 여행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존댓말과 반말 어떤 말투가 이 블로그에 어울릴지 한참을 생각했다. 그러다가 네이버 블로그, 다음의 티스토리도 아닌 워드프레스를 선택한 이유를 생각해봤다.
워드프레스를 선택한 이유
나의 여행 후기도 생생히 전달되었으면 하면서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나의 욕심이 서로 이기고 싶어서 힘겨루기를 했다.
‘이럴 거면 에세이를 쓰면서 독자를 모을 수 있는 다음의 브런치를 하던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온전히 나만의 사이트를 운영하고 싶었다. 이게 내 첫번째 목표였으니깐. (사실 나는 글을 두서있게 잘 쓰지도 못한다.)
또 이게 첫 번째 블로그는 아니고 지금도 운영하는게 2개가 더 있다. 어떻게 보면 많고, 블로그, 강의 등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적은 그리고 글쓰기에 매우 공들이지 않은 것들이다.
것도 그럴 것이 처음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까닭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인터넷이란 바다에서 조금만 서칭하더라도 이런 단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디지털노마드’, ‘블로그로 월 수익 1000만원’, ‘N잡러의 시대’ 등 블로그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보였다.
그렇게 블로그를 처음 접하다 보니 돈을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조회수만을 추구하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잘 들어올까 낚시성의 글 들과 자극적인 멘트.
물론 인터넷 기사들의 제목처럼 자극적이면 내 글을 클릭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글을 읽으며 내 경험과 생각을 간접적으로 느꼈던 그 감정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 들어올 이유는 없다.
이 사이트는 돈을 벌기 위해 적당히 쓰고 퇴고한 블로그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프로그래머처럼 처음부터 다 만든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글, 유튜브 영상을 보며 손수 만들었다. 그래서 애착이 간다.
나의 이름은?
블로그도 만들었고 글을 쓰는 저자의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집을 만들었으니 안에 들어가서 살 사람을 구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처음에는 블로그의 이름 ‘넉넉’을 따라 쓰려고 했지만 블로그 제목과 저자는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그녀랑 하루를 마무리하며 침대에서 통화를 하던 중 이였다.
“나 갑자기 떠올랐어”
“뭐가?”
“너의 닉네임, 예스현기!”
닉네임이 예스현기란다. 사실 처음에는 웃겼다, 어이가 없어서.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yes’가 들어간 이름을 말하면서 그녀도 웃었다. 나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글을 읽다보면 충분히 유추도 가능하다.
예스현기를 국민 사이트 네이버에 검색해봤다.
‘예스현기’에 대한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깜짝 놀랬다. 이 블로그를 만들기 전 이름에 대해서 엄청 고민했었는데, 특히 검색이 되지 않는 고유명사를 찾으려고. 그런 닉네임을 이렇게 한번에 찾아줘서 정말 고마웠다.
존댓말과 반말
예스현기 입니다.
우리말에는 유교사상 때문인지 존댓말과 반말이 존재한다. 물론 다른 언어에도 경어 체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블로그를 쓰면서 존댓말을 썼다. ‘할 수 있습니다’ ‘갈 수 있습니다’ ‘볼 수 있습니다’ 등등. 하지만 이 존댓말은 정보를 전달하기에는 좋지만, 경험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누기에는 딱딱하다고 느껴졌다.
쓰다 보니 알겠다.
반말이 술술 글이 잘 써진다는 것을.
한참을 고민했지만 사랑스러운 그녀가 만들어준 이름도 얻고, 쓰다 보면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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